우주사령부 16년 만에 부활-국민일보

이택현 기자 

우주군 창설 첫 단계

미국이 ‘우주사령부(Space Command)’를 16년 만에 부활시킨다. 러시아와 중국을 누르고 우주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우주군(Space Force)’ 창설 계획의 첫걸음을 뗀 셈이다. 미국이 우주사령부와 우주군 창설을 본격화하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우주공간에서 위성 요격전을 벌이는 ‘스타워즈’ 시대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미군 내 통합전투사령부로서 우주사령부의 설치를 명령하는 행정각서를 보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우주사령부는 앞으로 우주공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을 더욱 체계화하고 미국의 우주자산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우주사령부는 현재 미 공군과 해군, 국가정찰국 등에 나눠져 있는 군사위성의 발사와 운용 권한을 통합 관리한다. 병력 규모는 현재 600명에서 우선 1600명으로 확대되고, 앞으로 5년간 8억 달러가 투입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사령부는 그간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던 우주 관련 역량들을 통합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주 정책, 우주 전술, 우주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 전사들이 새로운 시대에 국가안보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사령부는 태평양·유럽·중부·남부·북부·아프리카 6개 지역사령부와 특수전·사이버 등 4개 기능사령부에 이어 미군의 11번째 통합전투사령부가 된다. 미국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우주사령부를 운영했지만, 이후 공군 소속으로 축소됐었다.

우주사령부는 우주군 창설을 위한 첫 단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독립적인 우주군 창설을 국방부에 지시했다. 펜스 부통령도 최근 2020년까지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우주사령부 부활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군’ 창설 목표와는 별개지만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미국이 우주군 창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대(對)위성 공격능력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위성 요격용 레이저 무기와 위성을 요격하는 공격위성 개발에 힘쓰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앞으로 2~3년 내에 위성 요격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 군사위성을 요격하는 데 성공하면 미군과 미국 사회를 일시에 마비시킬 수 있다. 미군은 통신, 정찰 및 감시,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전적으로 자국 군사·민간 위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우주군이 창설되면 미군는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 5군(軍) 체제에서 6군 체제로 확대된다. 1947년부터 이어져 온 5군 체제가 변화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따라서 우주군 창설에는 우주사령부 설치와 달리 대통령 행정명령이나 행정각서만으로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미 국방부는 내년 2월 우주군 창설 입법 제안을 의회에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빌 넬슨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회의적인 입장이다. 우주군 창설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게 그 이유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특히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우주군이 미국에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미 공군은 우주군 창설 5년간 초기비용이 13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반면 우주군 창설 지지자들은 공군이 우주군 창설을 방해하기 위해 비용을 과다책정했다고 주장한다. 우주전쟁 수행 또는 우주전략에서 공군이 주도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군 창설 계획을 이끌고 있는 패트릭 샤나한 국방부 차관은 우주군 창설 예산은 50억~100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https://news.v.daum.net/v/2018122004010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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