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부평 캠프마켓, 한국적 블루스 탄생 문화기지-<인천일보> 2021. 10. 5
애스컴블루스페스티벌이 2019년 9월27일 부평공원에서 처음 열렸다.
애스컴ASCOM(Army Service Command: 미군수지원사령부. 부평 애스컴 미군기지에는 7개 캠프가 있었다. 캠프 마켓, 캠프 그렌트, 캠프 테일러, 캠프 타일러, 캠프 아담스, 캠프 해리슨, 캠프 하이예스. 캠프 이름은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따서 명명)과 블루스(BLUES)라는 용어가 생소한 것뿐만 아니라, 부평에서 웬 블루스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제1회 애스컴블루스페스티벌은 부평이 한국대중음악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목표로 삼고 준비했다. ‘부평대중음악둘레길’은 2018년 부평 캠프마켓(대중음악 소비공간), 부평 신촌(대중음악 유통 공간), 부평 삼릉(대중음악 생산공간)에 조성한 내용도 알리고자 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야외 공연을 엄두를 낼 수 없어서, 인천 부평에서 유일한 라이브 락 공연이 가능한 ‘락캠프’에서 2일간 한국 블루스를 연주하는 6팀을 초청해서 제한된 관객과 함께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2021년 6월30일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내에 가동 중이었던 미군시설 빵공장이 평택 미군기지로 완전히 철수하면서 관리권이 대한민국 정부로 온전히 이관된 시기이기에 의미가 깊다. 한반도 최대 규모 미군기지로서 부평 애스컴시티 미군기지는 1950년대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동북아시아에서 대반공 전진기지로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1945년 미군은 한반도 남쪽에서 국제법상 점령군으로서 주둔하였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합법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군의 점령군 지위는 없어졌다.
부평 캠프마켓 빵공장 시설이 평택 미군기지로 모두 철수하면서 부평에서 미군 주둔사는 막을 내렸다. 부평 미군기지는 앞서 일제강점기 조병창 시절에서부터 근 100년간 대한민국 땅인 적이 없었다. 2021년은 부평에서 미군 주둔 사는 막을 내리는 역사적인 시기다. 100년 동안 갇혀 있던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땅을 우리 땅으로 복원하기 위해 음악을 통해서 땅심을 회복시키는 복토하는 문화 행위로서 제3회 애스컴블루스페스티벌 개최 의미를 두고 있다.
일제강점기 조병창 시절부터, 광복 이후 애스컴시티 미군기지 주둔까지 근 100년 동안 이 땅에서 죽어 나간 많은 영혼과 여기서 근무하다 생을 마감한 이들, 그리고 현재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에서 존재하는 숱한 나무, 벌레, 새, 개구리, 바퀴벌레 등 숱한 동식물들에 음악을 전하면서 이제 부평 캠프마켓이 우리 땅이 됐다고 선언하는 제의로서 제3회 애스컴블루스페스티벌 개최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
제3회 애스컴블루스페스티벌은 부평 애스컴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한국에 처음 받아들여진 블루스 리듬에 기반을 둬서 처음으로 형성된 한국 밴드음악의 시발점이자 한국대중음악의 중심 장소로서 부평지역이 지닌 가치를 전국에 알려내고자 개최하는 것이다. 특히 부평에서 한국에 미국의 블루스를 맨 처음 받아들이고, 이를 모방해서 한국적 블루스 리듬, 애스컴블루스를 만들어낸 곳이다. 미국에 델타 블루스, 시카고 블루스, 뉴올리언스 블루스 등이 있듯이 한국적 블루스로서 ‘애스컴 블루스(ASCOM BLUES)’가 있었음을 선언하는 제3회 애스컴블루스페스티벌(2021)가 될 것이다.
여태껏 미국 블루스 리듬을 맨 처음 받아들이고, 이 리듬을 한국 뮤지션들이 모방해서 연주한 부평에서 한국적 블루스 ‘애스컴 블루스’를 창조해 낸 문화기지로서 역할도 부평 캠프마켓이 담당했다는 의미를 우린 오랫동안 애써 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장열 애스컴시티뮤직아트페어 대표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